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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로뎀 2002

한국사회에서의 부패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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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통계에 의하면 뇌물죄로 처벌받는 사람의 수는 전국적으로 연평균 200여명을 상회하는 정도다. 이것만을 본다면, 우리 나라에서 공직자의 뇌물문제는 전혀 심각하지 않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런 결론에 동의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뇌물죄의 사법처리 인원이 이렇게 적은 것은 뇌물죄에 대한 수사 및 적발이 미온적으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부패공직자 중에서 극히 일부만 처벌되기 때문에 처벌되는 공직자는 반성을 하기보다는 자신은 재수가 없어서 처벌된다고 생각하거나 아니면 자신이 정치보복의 희생양이라는 피해의식을 갖게 한다.

 

또한 법적 용어의 형평성 결여로 검찰이나 법원은 재수 없게 걸려든 공무원을 엄하게 처벌하는 것은 너무 가혹하지 않느냐는 생각에 특별예방과 징계된 사실을 강조하면 처벌의 강도를 낮추고자 한다. 이에 대해 일반국민들은 모두가 한통속이라는 생각을 갖고 법과 국가기관에 대해 불신과 냉소를 보내게 된다. 이러한 악순환은 부패문제가 터질 때마다 관련자를 처벌하고 이어서 비리전모가 밝혀지면 대책이 나오는 등의 절차를 통해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그리고 조금 시간이 경과하면 사람들의 흥분은 가라앉고 사회시스템은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일상으로 회귀한다. 이것이 한국형 부패시스탬의 작동경로다. 5.16쿠데타 이후 3공화국에서 6공화국을 거치면서 지금에 이르기까지 여러 차례의 정화운동으로 수많은 비리공직자가 쫓겨나고 처벌받았다고 하나 여전히 부패행위는 일상화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부패통제를 강화하면 할수록 부패시스템은 더욱 견고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다시 말해서 부패통제에 대한 면역체계가 형성되고 있는 셈이다.

 

국제투명성위원회(TI)가 발표한 금년도 부패인지지수에 따르면 우리 나라는 91개국 중 10점 만점에 4.2점으로 42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물론 부패인지지수가 부패에 대한 주관적인 체감지수이기 때문에 이것이 곧바로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부패의 규모 및 강도와 연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자위해 보지만, 여전히 마음 한 구석의 찜찜함을 떨쳐버리지는 못한다. 하버드 대학교의 웨이샹진 교수는 부패인 지수에 대한 연구에서 국가청렴도가 싱가포르의 수준에서 말레지아 수준으로 떨어지면 한계조세율이 20% 이상 오른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계조세율이 1% 증가하면 국내로의 외국인 직접투자는 약 5%감소하게 된다고 설명이다. 이는 부패가 국가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가장 중요한 원인 자로 작용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부패현상이 심화되고 있지만 이에 뾰족한 대책이 나오지 않고 있는 것이 우리를 답답하게 한다. 부패작동시스템에 대한 개혁이 지연되는 것은 우리를 더욱 답답하게 한다.

 

지금부터는 부패통제활동에 있어서 제도와 시스템을 고치는 일어나서야 한다. 이는 결과적으로 부패의 원인을 제거하는 제도적 차원의 노력이 요구되는 일인 동시에 그러한 제도적 장치의 효율성을 제거하는 노력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안 된다는 말이다.

 

지난 6월말에 국회를 통과하여 내년 1월25일부터 시행을 앞두고 있는 부패방지법은 우리 사회의 부패작동시스템에 일대 충격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 법에는 부패행위신고자에 대한 신분보장과 신변보호를 규정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금전적인 보상과 포상이 가능하도록 하는 조치내용이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과거나 현재의 각종 게이트와 비리사건이 내부자의 고발에 의해 세상에 드러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면 내부비리고발자에 대한 제도적인 보호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부패척결전략에 있어 매우 중요함을 알 수 있다. 내부비리 고발자 보호제도는 호루라기를 부는 조직 내부의 양심들에게 , 부패의 뚜껑을 안에서 열고, 나오도록 도와주는 장치이다. 뿐만 아니라 ‘다수의 눈에 의한 상시적 부정감시’ 라는 점에서 밀도 있는 부패통제전략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내부비리 고발자 보호제도는 부패를 내부로부터 상향적으로 해체하려는 노력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부패방지과정에 하위공직자, 시민 누구든지 참여가 허용됨으로써 부패통제기구는 여러 가지 오해와 비난을 피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 감사를 하는 기관과 감사를 받는 기관 사이의 ‘감시 은폐의 관계구조’ 가 아니라 양자의 ‘협조적 관계’를 통해 구조적 비리체계를 일소하려는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바로 이 제도가 갖는 특징이다. 그래서 이 제도의 시행에 거는 기대가 자못 크다.

 

한 연구자의 조사에 의하면 조선왕조의 청백리는 19세기초의 순조 때까지 4백년 동안 157명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이것은 역설적으로 157명의 청렴한 관료들만으로도 정권을 400년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의미다. 지금 우리는 국가와 공직을 위해 청렴한 자세로 헌신하는 관료를 원하고 있다.

 

강성남교수 (한국방송통신대학교 행정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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