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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뎀 나무그늘

한국을 떠나야 하는 운명

로뎀 0 179

지금 같으면 윤락행위 방지법으로 교도소에 가야 할, 나의 죄명이지만 그래도 윗사람들에게 봉투를 건넨 탓에, 2주일 구류처분을 받았다. 생각 보다는 경미하는 처벌이었다. 아마 덜랭이 기둥서방이 윗 선에 기름을 발랐는 것이 효과가 있었는 것 갔다.  2주 구류를 살고 집으로 돌아온 나는 다시 한번 놀라고 말았다. 아가씨 들은 하나도 없고  죄질이 나쁜 아가씨들은 부녀보호소 에 가 있고. 돈을 벌기 위해서 나온 아가씨들은 다른 집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밥을 해주던 할머니와 심부름을 해주던 아이만 덩그러니 빈집을 지키고 있었다.

이마당에 장사를 다시 시작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이 사건으로 내가 받은 충격은 컸다. 한마디로 내가 무슨 일을 해 왔는가를 뒤돌아본,계기가 되었다.

그래도 나에게 숨겨진 양심이 있었던 모양이었다. 잠시 아무것도 하지 않기로 했다. 주위에서 는 다시 시작 하라는 유혹이 있었지만, 돈도 모을만큼 모았으니 이번 기회에 장사를 걷어 버리고 미국에 가서 몸이나 고칠까 생각했다. 당시 해외로 가려면 유학을 떠나거나, 아니면 국제결혼, 또는 공무원으로 해외 출장뿐이었다. 지금 같으면 관광으로 얼마든지 갈수 가 있는 길이 있지만, 그 당시는 거리에 전쟁고아 들이 득실거리고, 길거리에는 재건대 쓰레기 줍는 사람들과, 껌팔이로 다방을 전전하며 하루하루 생활을 연명해 나가는  한국의 어려운 현실이었다.

 

나같은 처지에 있는 여자가 미국에 가기란 쉽지가 않았다. 이곳저곳 수소문 한 결과 일본으로 가는 밀항선이 부산에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 분들의 말에 의하면 일단 일본으로 가서 뿌러커를 잘 만나면, 제3국 통해 미국에 들어갈 수 있다는 길이 있다는 것이다. 당시 일본 밀항은 공공연히 이루어 지고 있었다.대부분 술집 작부이거나 노동자들이었는데, 그곳에서 돈을 모아서는 국내에서 어께를 펴고 살고  싶다는 욕심에서였다. 이 땅을 떠나기로 마음을 먹자, 모든 것이  홀가분했다. 미련이 없다. 출생부터 마음에 들지 않은 데다가, 사랑했든 첫사랑마져, 이땅에 묻은 땅, 게다가 엄마마저 이미 돌아가신 뒤라, 나는 어쩌면 궁지에 몰린 인생이다. 다만 생활고로 허덕이고 있는 언니와 동생이 마음에 걸렸다. 이때까지 저금했든 여러통장들을  정리 해보았다. 그럭저럭 꽤 많은 액수가 내 수중이 있는 것이다. 먼저 언니에게 조그한 집을 사 주기로 했다. 최초의 우리 집이다. 동생은 뛸 듯이 기뻐했으나, 언니는 근심어린 눈으로 무슨 돈이 있어 집을 사, 근심여린 눈으로 나를 살펴보고 있었다. 사실 언니는 내가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고 있었다. 항상 집에 갈적에는화려한 옷을 벗어버리고,평범한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 동안 월급에서 조금씩 모아 곗돈을 탔다고 했다.

 

언니와 동생은 못 만난다는 생각에 집을 샀다는 기쁨도 잠시였다. 세상에서 유일한 혈육인 두 사람 곁을 떠난다고 하니 마음 한구석이 착잡해 왔다. 그 동안 집을 떠나 있기는 했지만, 언제나 찾아 갈 수 있는 언니가 있었기에 외롭지는 않았는데...  언니와 동생을 뒤로하고 돌아서는 발걸음이 가볍지 않았다. 하지만 더 큰  희망이 나름대로 있었기에 웃는 낯으로 인사할 수 있었다.  언니, 안녕! 부산으로 내려가 해운대 근처에 방을 잡고 일본으로 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였다. 난생 처음 보는 바다, 부산 앞바다를 보고, 서 있으니 망망대해 너머의 세상이 나에게 손짖하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언제쯤 미국으로 갈 수 있을까... 세찬 파도 소리를 들으면 그 만큼 내 앞에 펄쳐질 운명처럼 들리곤 하였다.

미국 땅에 나를 기다리는 사람도 없는데 미지의 세계를 찾아 간다는 것이 암담하기만 하였다. 드디어 일본에 배를 가지고 간다는 사람을 수소문 끝에 만날수가 있었다.그는 이 바닥에서 널리 알려진 사람으로, 일본을 몇 번 왕래한 경험이 있다고 했다. 나에게 벅찬 액수를 요구 했지만, 지금의 내 처리로는  돈의 액수를 가릴 여유가 없었다. 일본에 가려는 사람은 나 말고도 다섯 명이나 되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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